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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의 성공 비결] UCLA 출신 2명이 1만달러씩 들고 창업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1991년 UCLA 졸업생인 마이크 모하임과 앨런 애덤·프랭크 피어스가 공동 설립했다. ‘실리콘 & 시냅스’라는 이름이었다. 모하임과 애덤은 각자의 집에서 구한 돈 중 1만 달러씩을 넣어 회사를 차렸다. 전기공학도인 모하임 CEO는 “할머니에게 간곡한 내용의 카드를 보내 1만5000달러를 빌렸다”고 회상했다. 창업 초기(91∼93년)에는 불안한 하청업체로 좌절도 많이 맛봤다. 93년엔 부도위기에까지 몰리면서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대주주 자리를 넘기며 투자받았을 정도였다. 모하임 CEO는 “당시만 해도 오늘날처럼 성공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듬해인 94년 회사명을 블리자드로 바꾸고, ‘워크래프트’를 출시하면서 비약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의 잇따른 시리즈로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을 평정했다. ‘WOW II:리치 왕의 분노’는 2008년 11월 전 세계 출시 첫날에만 280만부를, 한 달 만에 400만부 이상을 팔아 PC게임 부문에서 최단기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 보유작 역시 출시 첫날 240만부, 한 달 만에 350만부 이상을 판매한 ‘WOW:불 타는 성전’이었다. 98년 워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베스트셀러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해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이는 한국과 특히 인연이 깊다. 한국에서 프로 게이머와 e-스포츠의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 프로 게임리그의 장기 흥행 종목이 되기도 했다. 워크래프트와 WOW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출간된 크리스티 골든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아서스’는 미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세계 첫 하드커버 게임 소설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최근엔 ‘배트맨 비긴즈’ ‘수퍼맨 리턴즈’를 제작한 리전데리픽처스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한 레이미 감독 등과 내년 개봉을 목표로 실사 워크래프트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2010-01-29

[블리자드의 성공 비결] 게임 3종으로 작년 8억6700만달러 벌어

세계 e-스포츠의 대명사인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의 후속작 '스타크Ⅱ'가 이르면 다음 달 모습을 드러낸다. 미국의 세계 최대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스타크Ⅱ의 '베타(시험) 버전'을 곧 선보인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스타크Ⅱ가 언제 출시될지는 지난해부터 프로 게임 선수와 온라인 게임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관심사였다. 지난해 하반기에 '곧 나올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을 때나 '올 상반기에도 서비스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마다 세계 게임시장이 출렁거리고 지구촌 게이머들은 일희일비했다. 마이크 모하임(43.사진) 블리자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그 중심에 있다.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스타크Ⅱ 출시에 대해 "언론에 처음으로 반가운 소식을 전하자면 제한된 게이머를 엄선해 스타크Ⅱ의 베타 버전을 곧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상용 서비스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도 해 스타크Ⅱ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는 스타크Ⅱ의 출시 일정이 늘 혼선을 빚는 데 대해 '완벽(The perfect quality)'이라는 경영철학으로 해명했다. 그는 "후회 남는 게임은 내놓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우리는 지금까지 게임의 출시 일정을 미리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정을 못 박고 그 날짜에 맞추다 보면 부실한 게임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들이 연속 히트를 한 것도 이 덕분이란다. 블리자드는 올해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모하임 CEO는 "블리자드 게임의 유전자(DNA)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소설.만화.영화를 포함해 무궁무진한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게임 관련 콘텐트는 물론 전 세계 개발자의 아이디어와 커뮤니티까지 담은 동영상 포털 '차세대 배틀넷: 맵 마켓 플레이스'가 스타크Ⅱ와 동시 발표된다. ◆스타크래프트(StarCraft)= 블리자드가 개발해 1998년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지구에서 쫓겨난 인류의 자손 '테란(Terran)'과 고도로 발달한 외계 종족 '프로토스(Protoss)'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래 우주전쟁을 그렸다. 어바인=이원호 기자

2010-01-29

[블리자드의 성공 비결] 'Perfect 철학'…후회 남는 게임 안만든다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 출시 이후 15년 넘게 쾌속항진을 이어온 비결은 뭘까. 이를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물어보려고 캘리포니아 어바인 본사를 찾은 건 지난 15일. LA국제공항에서 한 시간쯤 달리자 ‘블리자드 캠퍼스(16215 Alton Parkway)’가 나타났다. 첫눈에 들어온 건 블리자드의 상징이자 게임 캐릭터인 오크 늑대 기수 동상이다. 빌딩1(본관)의 워크래프트 개발팀과 빌딩2의 디아블로·스타크래프트 개발팀 연구실엔 ‘외부인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 있었다. 블리자드엔 본사 직원 11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3500명이 일한다. 까다로운 출입 절차를 거친 뒤에야 본관 2층에서 캐주얼 정장 차림의 마이크 모하임 공동 창업자 겸 CEO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사무실에는 게임 캐릭터와 모형이 가득했다. 모하임 CEO는 블리자드의 성공비결을 ‘완벽(The perfect quality)’ ‘전율(The most epic)’ ‘사람(The passionate people)’ 세 가지 경영철학으로 집약했다. 우선 게임의 완성도가 100% 가까이 되지 않으면 출시를 무한정 보류한다. 그는 “세계 게이머들이 연내 서비스를 고대하는 ‘스타크래프트Ⅱ’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대격변’도 최종 단계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에 출시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많은 게임을 수시로 내놓다가 성공과 함께 좌절을 맛보는 것과 달리 블리자드는 완벽의 원칙 덕분에 실패작이 없다. 3종의 게임 시리즈만으로 히트행진을 이어가는 비결이다. 그는 “내부적으론 데드라인(마감일)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데드라인을 맞추는 것보다 전율을 느낄 만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시나리오·캐릭터·조작법 등 게임 콘텐트에 관한 경영철학은 ‘전율’이다. 모하임 CEO는 “좋은 게임은 고객의 마음에 떨림과 쾌감을 선사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스포츠여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에 부합하지 않는 게임은 아무리 돈을 많이 들이고, 오래 개발했어도 가차없이 버린다. 그는 “내부에서 다양한 게임들이 개발되지만 철저한 검증 과정에서 전율의 감동을 주지 않고 그저 재미 수준에 머물면 출시를 과감히 포기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확산돼도 우리가 PC 온라인 게임만 고집하는 것도 전율의 철학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컴퓨터를 상대로 싸우는 비디오 게임,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의 모바일 게임으론 웅장한 판타지 스토리에 흠뻑 빠져 전 세계 게이머들과 자웅을 겨루는 전율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블리자드의 성장 엔진은 사람이다. 게임에 대한 열정과 충성도는 신입직원을 뽑거나 인사고과를 매길 때 기본 잣대가 된다. 또 직원들에게 근무 기간에 따라 회사 상징물을 선사해 주인의식을 북돋운다. 모하임 CEO는 한쪽 벽에 걸린 검·방패와 손가락에 낀 반지를 보여주며 “근무기간 5·10·15주년 기념 선물인 블리자드 캐릭터의 실물들”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창사 20주년을 앞두고 창업 초기 멤버들이 선호하는 선물은 갑옷이란다. 온라인 회사이면서 오프라인 의사소통을 고집하는 기업문화도 로열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모하임 CEO는 “개발자들이 직위에 상관없이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눠야 신랄한 난상토론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게임에 대한 로열티가 커져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실 내에는 언론사처럼 개인별 파티션(가림막)이 거의 없었다. 자기 자리에 앉아서도 옆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얘기하기가 편리하다. 한국 지사 직원도 미 본사 출장을 자주 간다. 흔한 화상회의를 동원해 시간·경제적 효율성을 따질 법한데 오히려 스킨십과 실질적 의사소통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블리자드는 게임 중독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명확한 원칙이 있다. 모하임 CEO는 “게임 출시에 앞서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우선 블리자드 게임에선 아이템 거래가 안 된다. 게임을 너무 오래 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앞장서 도입했다. 청소년이나 젊은이는 물론 기성 세대에도 블리자드 게임이 건전한 스포츠로 각인될 수 있도록 브랜드 관리에 신경을 쓴다. 모하임 CEO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두드러지게 표했다. 그는 “오늘날의 블리자드를 만든 건 전 세계 게이머들이지만 특히 한국 게이머들은 스타크래프트를 e-스포츠라는 새로운 문화 코드로 창조한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언론의 취재를 흔쾌히 맞이하고 스타크래프트Ⅱ 베타테스트 일정을 처음으로 외부에 전한 연유이기도 하다. 블리자드는 한국에 대한 투자나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한국 정부·기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블리자드가 한국과 한 배를 타고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지난해 90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스타크래프트Ⅱ 출시 등으로 대규모 채용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한국인도 많이 뽑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 말부터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비공식 한국 방문을 이따금씩 해 왔다. 한국과의 지적재산권 갈등은 빨리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얘기를 관련 단체들과 진솔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블리자드에 새로운 도약의 시기다. 모하임 CEO는 “스타크래프트Ⅱ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대격변’이 올해 잇따라 출시될 수 있을 것 같다. 영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세계적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돋움하려고 영화·소설 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테마파크까지 운영하는 ‘디즈니 공화국’ 같은 엔터테인먼트 왕국이 되는 것이 블리자드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말도 했다. 어바인=이원호 기자

201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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